栄光 , 光栄

 

"만나뵙게 되어서 영광이었습니다! 아, 외국인 분이시라 아직 이런것에 부족하신가보다. '영광(栄光)'이라고 적었어. 어? 뭐라구요? 한국은 '영광(栄光)'이라고 적는데요? 외국인 분이 맞으시구나!"

 

편안하게 라디오를 듣다가 깜짝 놀랐던 말. 아 이렇게 확실한걸 난 모르고 있었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영광 

 

  (榮光) [영광]

 

  [명사] 빛나고 아름다운 영예.

 

 

자주 사용하는 이 말이 이웃나라 일본에서는 반대로 사용되고 있다. 말 그대로 반대로

우리는 꽃 영(榮) 자에 빛 광(光) 자를 사용하여 영광이라고 하는 반면에 일본은 빛 광 자에 꽃 영자를 사용하는 '광영'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 광영입니다! 라고 사용해도 틀린말은 아니다. 영광과 유사한 단어의 의미를 가지고 있는 것이 바로 영광이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유사어라고 할 수있다.

 

 

광영

[같은 말] 영광()

 

  [명사] 빛나고 아름다운 영예.

 

그러나 일본어에서 영광과 광영이 같은 단어는 아니다. 만약 같았다면 내가 라디오에서 들었던 것 처럼 오류를 지적해주는 말은 없었을 것이다. 그런데 사전을 찾아보니 영광こうえい과 광영えいこう이 같은 의미로 나와 있었다. 그래서 당황스럽지만 외국어 사전과 사이트를 찾아서 보았다.

 

찾아본 바로는 일본에서 자주 사용하는 '광영'은 우리나라의 영광과 같은 의미를 지니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니까 당신을 뵙게 되어서 영광입니다. 는 광영으로 나타내어야 맞는 거다.

그럼 일본어에서 영광은 어떤 의미를 가지는가. 영광은 난관을 극복하고 어려운 상황을 헤쳐서 잡은 기회를 이야기할 때 얘기한다. 그러고보니 피겨를 볼 때, 일본 방송에서 えいこう를 사용했던 것을 들었던 것 같다.

 

번역기나 사전에서는 이 차이를 잘 나타내어주지 않는다. 사실 의미가 달라질 수 있는 것이라 중요하지만 이 차이를 나타내기는 어렵다고 생각해본다.

 

영광과 광영 반대로 사용되는 말 하나에도 이렇게 다른 의미가 담겨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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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国の老人は
いまだに

便所へ行くとき
やおら腰をあげて
〈総督府へ行ってくる〉
と言うひとがいるそうな
朝鮮総督府からの呼び出し状がくれば
行かずにすまされなかった時代
やむにやまれぬ事情
それを排泄につなげた諧謔と辛辣

ソウルでバスに乗ったとき
田舎から上京したらしいお爺さんが座っていた
韓服を着て
黒い帽子をかぶり
少年がそのまま爺になったような
純そのものの人相だった
日本人数人が立ったまま日本語を少し喋ったとき
老人の顔に畏怖と嫌悪の情
さっと走るのを視た
千万言を費されるより強烈に
日本がしてきたことを
そこに視た

 

 

한국의 노인 중에는

지금까지도

변소에 갈 때

천천히 허리를 펴며

〈총독부에 다녀오마〉

라고 하는 사람도 있는 것 같아

조선 총독부로부터 소환장이 오면

가지 않을수가 없던 시절

그것을 배설에 비유한 해학과 신랄

 

서울에서 버스를 타던 중

시골에서 올라온 듯한 할아버지가 앉아있었다.

한복을 입고

검은 모자를 쓰고

소년에서 그대로 할아버지가 된 것 같은

순수함 그 자체의 인상이었다.

일본인 몇명이 서서 일본어를 했을 때

노인의 얼굴에는 공포와 혐오의 감정

슥 스치는 것을 보았다.

천마디 말보다 강렬하게

일본이 해온 것을

그곳에서 보았다.

 

 

 

 

 

 

이바라기 노리코 선생님의 시 총독부에 다녀오마

처음에 읽었을때 많이 놀랐었는데 지금 읽어도 많이 놀랍다.

선생님이 보았던 그 노인의 혐오감과 공포는 선생님이기에 누구보다 더 와닿았을 거라고 생각한다.

많이 속상할 때가 있다. 대체 왜 ? 라는 질문도 받고 비웃음을 사기도 하고

그렇지만 이런 시나 문학이 있기 때문에 한걸음 더 나아가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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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황금을 안고 튀어라.'

황금을 안고 튀어라

 

 

영화화가 된다는 소식에 읽은 책이었는데 의외로 잘 몰입을 해서 놀랐던 책이다. 한 번 책에 흥미를 가져서 읽으면 새벽이든 아침이든 읽는 스타일이지만 그 한 번이 참 힘든 독자라서ㅠ

 

황금을 안고 튀어라는 소재나 스토리보다 캐릭터 설정이 참 재미있었다. 대뜸 황금을 훔치기 위해 6명의 사람들이 모인다는 것도 사실 어떻게 보면 갑작스럽기는 하지만 그보다 더 눈길이 가는 캐릭터 설정이라고 해야할까. 주인공인 '고다'는 부끄럽지만 나와 좀 닮은 것 같다. 그의 성격이나 외향적인 부분을 닮았다기 보다는 관점으로서 닮았다고 해야한다. 책을 읽으면서 내가 가졌던 생각이 그대로 고다의 마음에 나타나서 재미있었다. 고다는 잘 지내려나

 

 

 

다만 나는 이 책을 재미있게 읽지는 못했다. 이 책을 읽은 사람 중 나처럼 흥미를 못느낀 사람들의 대부분은 다 "마지막 부분이 아쉬웠어." 라고 이야기를 한다. 나도 마지막에서 상당히 진이 빠지는 느낌을 받았다. 책 초반은 흥미진진하게 읽었었는데… 위에서 이야기했지만 나는이 책의 캐릭터성이 참 재미있었다. 하나의 공통 목표를 위해 달리는 사람이지만 단 한명도 공통 분모가 없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고다의 관점이 참 신기했고... 그런데 내가 느끼기엔 마지막 부분이 그걸 다 깨뜨려버린다고 해야하나? 너무 휘몰아 친 느낌이었다. 모모를 두고 나온 고다도 이해하기 어려웠고... 하여튼 일본 특유의 정갈한 문체가 당황스럽게 느껴지기도 했다.

 

그리고 모모라는 캐릭터, 책에서는 참 미스테리한 인물로 등장하는데 나중에는 모모가 주가 되어버리는 사건도 발생한 것 같다. 당연히 나도 모모가 좋아서 그의 이야기에 집중을 한 것도 있겠지만 어느 순간 모모에게만 쏠리는 느낌? 정신적 사랑을 잘 나타내 준 부분은 너무나 좋았지만 스토리를 읽다가 많이 혼동이 왔던 것 같다.

 

 

이 책을 소장하고 있으면서 사실 손이 잘 안가는 것은 맞다. 그러다보니 리뷰를 쓸때도 말이 오락가락하기도 하지만 그렇다고해서 이 책은 별로야 최악이었어 할 정도는 아니다. 왜냐하면 내가 가장 좋아하는 캐릭터 구도를 잡았고 그리고 정신적 사랑이라는 부분을 누구라도 이해할 수 있도록 해준 것 같다. 모모나 고다는 잘 지내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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